GN⁺: 북한에서 외국인으로 3년 생존기 (2021)
(mydiplomaticlife.com)외국인으로서 북한에서 3년을 살아남는 방법
북한에서의 삶에 대한 개요
- 북한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이상한 존재감을 가진 "은둔의 왕국"으로 불림
-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가 없고, 모든 언론과 TV는 지도자인 김씨 일가와 정권을 찬양하는 데에만 전념함
- 주 평양 영국대사관은 구 동독대사관 건물의 최상층에 위치했으며, 독일 대사관이 건물 소유주 역할을 함
- 같은 건물에는 영국, 독일, 스웨덴 대사관과 이탈리아 영사관이 함께 입주해 있었음
- 대사관 근무자들은 모두 현지인들과의 접촉 기회가 거의 없이 대사관 구내에서 생활함
- 외국인 전용 상점이 몇 개 있었고 모든 거래는 유로화로 이루어짐. 현지 통화 소지는 금지됨
- 외국인이 이용 가능한 식당은 소수에 불과했고 메뉴의 범위와 품질이 매우 제한적이었음
- 외국인의 사회생활은 저녁 식사 모임, 게임 나이트 등 대부분 자체적으로 만들어야 했음
즐길 거리가 무엇이었나?
- 평양의 양각도 호텔에 딸린 작은 9홀 골프장과 남포로 가는 길에 있는 18홀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었음
- 골프를 칠 때는 반드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영어를 조금 하는 예쁘장한 여성 캐디를 대동해야만 했음
- 중국산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레플리카를 구입해 여름철에 평양 시내를 돌아다니거나 평양-남포 고속도로에서 질주하곤 했음
- 평양 시내에는 현대식 볼링장이 있었고 실내 사격장 이용 허가도 받을 수 있었음
- 가장 큰 스트레스 해소법은 외교행낭을 들고 정기적으로 베이징을 다녀오는 출장이었음
고려항공을 이용해본 적이 있나?
- 당시 고려항공은 세계에서 가장 최악이자 위험한 항공사로 평가받고 있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
- 3년간 정기적으로 이용했지만 비행기가 낡고 기내식이 형편없었을 뿐 나쁜 경험은 없었음
- 항공편 외에 평양-베이징 구간 열차 여행 허가를 받은 적도 있음
혼자서 밖을 걸어다닐 수 있었나?
- 의외로 평양 시내를 혼자 자유롭게 걷거나 운전할 수 있었음. 서양인으로서 눈에 띄었지만 상점 출입이나 사진촬영에 문제는 없었음
항상 미행을 당했나?
- 아마도 미행을 당했겠지만 정도나 빈도는 알 수 없음
- 현지 직원들은 모두 정부에서 보낸 사람들로 감시 역할을 했음
- 전화 도청도 매우 허술한 수준이었음
어떻게 제정신을 유지했나?
- 북한에서의 삶을 받아들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업무에 몰두함으로써 버텼음
- 대사관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준비해야 했음
특이한 풍습이나 문화가 있었나?
- 김치 수확 주간이 가장 이상했음. 김장용 배추를 수확하기 위해 현지 직원들에게 1주일 휴가를 주어야 했음
- 매년 김일성 동상에 금일성화 꽃바구니를 바치는 의식에 참석해야 했음
- 영국 대사관은 매년 여왕 탄신일 축하 행사를 대동강에서 배를 타고 진행함
북한에 주재하면서 가장 큰 개인적 도전은?
- 클립부터 차량, 직원 숙소, 통신장비 등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 1년 만에 대사관을 완전 가동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음
- 까다로운 북한 관료들과 협상할 때 조니워커 블랙라벨 한 병이 요긴하게 쓰였음
북한에 영국대사관을 세운 주된 이유는?
- 실질적으로 북한 주재 영국대사관의 주된 임무는 주재 자체에 의의가 있었음
- 대사관 설치 허가를 통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실시간 대화와 외교적 소통 창구를 열 수 있게 됨
- 제재로 인해 무역은 없었고 영사업무나 군사협력도 거의 없어서 주재 영국 외교관 수는 4명에 불과했음
방문객을 맞이한 적이 있나?
- 드물게 방문객이 오면 평양 시내 관광 후 판문점 견학을 주선해주곤 했음
- 판문점에서 북한 군 관계자들은 매우 정중했고 질문에도 개방적으로 답변함
- 북측에 서서 남측을 바라보면 한미군의 망원렌즈에 포착되어 정체불명의 외국인으로 비칠 듯함
북한 국내 여행 기회가 있었나?
- 의외로 여행 허가를 많이 받을 수 있었음
- 북한, 중국 당국과 협력해 평양에서 신의주까지 자동차로 이동한 뒤 랴오닝성 단둥시에서 차량 정비를 받고 돌아오는 여행을 연 4-5회 진행함
- 가장 인상적인 건 영국 더비셔주 출신 광업기술자 2명과 함께 북한 동해안 광산시설을 둘러보는 1주일 여행이었음
다른 '악의 축' 국가들과 비교해 어땠나?
- 이라크나 이란에서는 습격, 납치, 로켓포 공격 등 신체적 위협이 가장 큰 공포였음
- 그에 비해 북한에서는 그런 위험은 없었지만 단절되고 고립된 기묘한 안전감을 주는 곳이었음
GN⁺의 의견
- 북한은 외부 세계와의 단절, 폐쇄성, 인권 문제 등으로 악명 높지만 외교관의 시선에서 본 북한의 일상은 흥미로운 면이 있음
- 북한 주재 경험은 험난한 여건 속에서도 업무에 몰두하고 창의적 방식으로 여가를 즐기며 제한된 자유 안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 기회였던 듯함
- 외국인의 눈으로 포착한 북한 사회의 기이한 풍경들은 북한 체제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함
- 억압적이고 통제된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외교 활동을 통해 소통의 창구를 열고 접점을 넓혀가는 노력이 필요해 보임
- 북한 문제의 궁극적 해법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걸친 점진적 변화를 끌어내는 데 있을 것임
Hacker News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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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독일 대사관에서 일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음. 북한의 극단적인 고립이 대사관 내 보안 유지에 어려움을 줌. 외교 가방을 통해서만 물건을 들여올 수 있어 공격 벡터가 하나뿐이었음. 독일의 보안 시설에서 회의 후 북한 관리와의 회의에서 정보가 유출된 것을 알게 됨. 북한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경고였음. 이 사건은 2000-2004년 사이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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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인분을 비료로 사용한다는 것을 읽고 나니 현지 농산물을 먹지 않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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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을 위한 상점들이 있었고 모든 거래는 유로화로 이루어졌음. 대부분의 국가가 외국인에게 자국 통화를 사용하도록 장려하는 반면, 북한은 자국 통화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듯함. 이는 위조 화폐 운영이나 외화 보유를 늘리기 위한 것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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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obe에서 일하던 중 2022년경 차 안에서 북한 단파 방송을 들은 경험을 공유함. 자세한 내용은 링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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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y Delisle의 그래픽 노블 "Pyongyang"은 북한에 사는 외국인 애니메이터의 이야기를 다룸. 매우 흥미로운 작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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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수수에 대한 자유로운 인정에 놀람. Johnie Walker Black Label 한 병이 문제 해결을 빠르게 만들어줌. 북한 사람들이 위스키를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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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음. 다시 태어난다면 미국 외교 서비스에 들어가고 싶음. 북한 같은 곳은 아니더라도 세계를 여행하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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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서 이 기사는 매우 흥미로웠고 영국 대사관이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음. 미국의 가장 친한 동맹국의 대사관이 북한에 있다는 것이 놀라움. 또한 최악의 독재자 아래 있는 북한 주민들이 매우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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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스웨덴인을 듣고 1,000대의 볼보가 북한에 들어간 역사와 외교적 역할을 떠올리게 됨. NPR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