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도 댓글로 제가 쓰는 키보드를 잠깐 언급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이 키보드는 위에서 나온 조건 중 충족한다고 볼만한 게 5번밖에 없네요.
http://prod.danawa.com/info/?pcode=11889406

이 제품을 쓰는 이유는 몇 가지 있습니다.

1. 키압이 비교적 낮습니다. 지금도 손가락이 아프지만, 이걸 쓰고 나서는 통증이 덜하면서 훨씬 빠르게 타자를 칠 수 있더라고요. 물론 그 반대급부로 가끔 타자치는 중 스페이스를 잘못 누른다던가 하는 경우가 생기지만요. 그래도 이제는 키압 높은 키보드는 다시는 못 쓸 것 같습니다.

2. 가격이 저렴합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개발시 사용되는 장비는 모두 회사에서 지급된 것이어야만 한다]는 내규가 있어서 제가 직접 키보드를 구입해서 쓰지 못하는데, 이 키보드는 꽤나 저렴하다 보니 관련 부서의 부장님이 “5만원대? 그 정도는 내 선에서 바로 처리해줄 수 있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 키보드를 회사에서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 비싼 키보드를 쓰려면 사장님에게까지 결재가 올라가야 하는데, 그러면 사장님에게 직접 내가 왜 회사 기본 지급품 대신 이 키보드를 써야만 하는지 소명해야 하는 모양이더군요. 참고로 저희 팀장님이 리얼포스 키보드를 회사에서 쓰고 있는데, 그 과정을 직접 체험했다고 합니다. (!)

3. 통울림 현상이 없고 잘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이 제품의 특징 중 하나가 1.7kg에 달하는 묵직함인데, 안에 흡음재를 집어넣어서 그런 모양이더군요. 키 소리 자체는 키를 뗄 때 좀 나는 편인데, 어차피 회사 지급 키보드가 보급형 청축 키보드라서 타자 소음이 문제가 되지는 않아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