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Apple Vision Pro(AVP)에 실망하는 이유는 소프트웨어보단 하드웨어에서 오는 부분이 가장 큼. 소프트웨어로 구현할 수 있는 연결성, UI, 컨텐츠 등은 '업데이트'하면 해결됨. 문제는 하드웨어는 한번 출시된 이후로 쉽게 '업데이트'할 수 없기에 신중함이 필요함.

먼저, 무게. 배터리를 제외하고도 600g의 무게를 가진다는 것은 꾀나 충격적임. 지금 당장 대략 500g의 Quest 3(배터리 포함)도 무게로 불편함이 있는데, Quest 3보다 무거운 헤드셋(AVP)을 고정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두개골은 더 큰 고통을 받아야 함.

다음은, Passthrough 중에 가까운 물체와의 왜곡 문제가 있음. 특히 가까운 물체 영상의 apparent 사이즈가 맞지 않는 문제가 있는데, 외부 카메라와 착용자의 눈의 위치가 맞지 않아 생기는 문제임. Eyesight 구현을 위해 사용한 렌티큘러 렌즈 아래에 센서를 달았더라면 해결 됐을지도? MIT의 BiDi display처럼.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고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지만, 해상도를 희생하여 스크린 도어 효과를 숨겼음. 이것 때문에 실제로 2K의 해상도로 보일 정도임. 해상도를 희생하는 방향보다는 디퓨저와 Micro Lens Array를 패널에 붙여 사용하였다면, Black Matrix를 해상도 손실없이 감출 수 있었을지도 모름.

마지막으로, VAC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큼. 높은 해상도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3M이나 Meta에서 제안했던 가변 초점 팬케이크 렌즈 아이디어를 구현했더라면, '혁신'이라는 타이틀을 가져갔을 것이라 확신함. 하지만 혁신은 없었음.

몇몇 아쉬운 점을 볼 때 알 수 있는 점은 AVP에 사용된 대부분의 시스템은 시중에 이미 있는 것들이라는 것임.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Apple의 다른 기기들에서 보인 기술 발전의 역사를 보면 미리 알았을 수도 있었음. 다른 회사에서 혁신이 나오기 이전까진 AVP에도 혁신은 없을지도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