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이상 SF를 읽어왔고, 근 10 년 동안 읽은 SF 신작 중에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최고로 치는 찐팬이지만, 20년 이상 개발자로 일해 온 업계 종사자의 관점에서 반박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발언은 오만이라고 할 만한 관점에서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우매하여) ChatGPT 를 위시한 AI 플랫폼들이 창조의 영역에 이르렀다고 오해할 것이지만, 나는 그렇지 않음을 알고 있으니 저들에게 참된 말로 참된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는 관점입니다.

정말 참된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업계 종사자 뿐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알파고 이후로 AI 는 대중의 화두가 된지 오래입니다. AI 의 역량도 한계도 다들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지금 AI 바둑계는 알파고 정도는 젖먹이 취급할 정도의 고수들이 판치고 있지만, 누구도 그걸 충격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학습이 많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테드 창의 저 발언을 오히려 대중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서 비롯된 오류라고 봅니다. ChatGPT 에 열광하는 대중은 그것이 우리의 지적 활동을 대체해 주리라는 믿음에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우리의 지적 활동을 '보조'해줄 것이라는 점을 다들 잘 알고, 그렇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프롬프트 예시가 매뉴얼화되어 공유되고 있습니다. 도구라는 점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그리는 AI 를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내 창작을 대신해달라고 마술램프처럼 문지를까요? 제가 요즘에 본 AI 이미지의 90% 정도는 후방 이미지였습니다. 손은 잘 못그려서 흐릿하다면 흐릿하지만, 나머지 부분은 깔끔하고 명료하기만 하더군요.

할 말이 많지만, 너무 많기에 한 마디만 하고 줄이겠습니다.

"김대리. 내가 감히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읍니다. 다른 것이 아니고, 너무 엑셀 팡션? 사용하지 마세요. 편리함이 있다면, 위험성은 증대하죠. 소를 잡든데는 그만한 칼날이 있고 닭잡는데는 칼이 필요한가요?...... 저의 의견은 암산이 빠를 수 있고, 물론 사람에 차이는 있지만, 계산기가 좋을 수 있죠. 콤퓨타는 소잡는 칼 아닌가 해서 의견 드립니다.